6월 공장 반도체 생산 중단 -1.6% 업종에 따라 달라… 기업신뢰지수 두달째 하락
경기도 레미콘컴퍼니는 올해 건설경기 악화로 생산시설을 오전에만 가동하고 있다. 장마와 폭염으로 공사가 중단되고 공사일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2년 전만 해도 하루 평균 레미콘 출하량이 1000㎥를 넘었고, 30대의 차량이 건설현장을 5차례 오갔으나 지금은 그 양이 200㎥로 줄었다”고 말했다. 공장 가동률이 절반으로 줄었지만 매달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B가전업체 김모 대표는 요즘 소비 둔화로 매출이 정체돼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작년에는 공장 가동률이 80%였는데 지금은 60%까지 떨어졌고, 3분기에는 5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사업 축소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수출과 생산이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산업생산 활동에는 찬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2분기부터 내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산업생산조차 위태롭게 움직이고 있다.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 품목을 다각화하는 동시에 국내 기업 활동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게 분석가들의 설명이다.
이달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자료 분석에 따르면 2분기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1%로 줄었다. 2분기 반도체 생산 증가율은 22.4%에 달해 사실상 국내 생산을 ‘홀로’ 지탱하는 수준이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2022년 4분기(-2.9%)부터 올해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생산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크게 반등해 2분기에는 소폭 증가세를 기록했다.
월별 상황을 보면 반도체 의존도가 더욱 뚜렷해진다. 6월 제조업 생산은 3.9% 증가했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생산은 -1.6%로 감소했다. 6월 반도체 생산은 26.9% 늘었지만 화학(1.5%), 1차 금속(-9.8%), 자동차(-4.1%) 등 주요 산업은 부진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반도체 경기가 좋아지면서 수출이나 생산 전반이 좋아 보인다는 착시 현상이 심화됐다”며 “국내 기업 이하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충격에 대비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업심리는 두 달째 악화됐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8월 전산업 경기심리지수(CBSI)는 92.5로 전월보다 2.6포인트 하락했다. 5개월 만에 하락한 지난 7월(95.1) 이후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앙기업심리지수는 한국은행이 3,524개 기업을 대상으로 생산, 기업경기, 재무상태 등 경제상황을 나타내는 지표로, 경기를 바라보는 기업심리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지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황희진 한국은행 통계조사팀장은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중국 경기 회복 지연,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됐다”고 말했다.